정월대보름에 제천 용두산에 달구경 왔습니다. 능선에는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았네요.

1. 정월대보름달 보러 가자.
집에서 하루 종일 쉬다 보니 몸도 찌뿌둥하고, 소화도 잘되지 않아 집을 나왔다. 집을 나와 용두산 쪽으로 산책을 가는데 비행장 옆 바람개비 사이로 석양이 아름답게 지고 있다. 용두산 밑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산책로로 가려다가 오늘이 보름이라 둥근달이 뜰 거 같아 용두산으로 올라가기로 생각을 바꿨다.
중간에 약수가 시원합니다.






2. 용두산으로 달 보러 야간산행을...
지금 시간이 오후 6시인데 출발하면 분명 밤이 될 거 같다. 그래도 정기충만 한 산에서 정월대보름달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용두산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오늘은 물안이골에서 출발한다. 중간중간에 눈이 남아있다. 봄은 아직 좀 더 기다려야겠다. 출발하여 얼마 안 가서 중턱에 샘물이 있어 물 한 컵을 시원하게 마셨다. 중간쯤 왔을 때 해는 이미 넘어가고 있었다.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산능선 길에는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있다. 정상에 도착하니 오후 7시가 되었다. 정상에도 눈이 하얗게 그대로 있다. 달이 밝게 떠올랐다. 정월대보름 달을 보면서 올 한 해도 모두 건강하게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빌어 봅니다.
3. 산속에는 나무가 괴물같이 보이는가?
이제 조심해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산행을 준비하고 온 게 아니라 차에 있던 스틱만 가지고 왔으니 더욱 조심해야 한다. 달이 뜨긴 했지만 아직 높이 뜨지 않아서 어두웠다. 어렸을 때는 산에 있는 나무들이 사람모습 같기도 하고 무슨 귀신같기도 하고 그런 상상을 많이도 하면서 엄청 무서워했던 거 같은데 오늘 산을 내려오면서 전혀 무섭지도 않았다. 이것도 나이 먹은 탓인가 그런 상상도 하지 않고 사는 내가 된 건가?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귀신이니 뭐 이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아서 무서운 생각이 생겨 나지 않은 거라 생각한다.
4. 산에서는 지성드리는 촛불도 무섭다.
어느덧 아까 오르다가 마셨던 샘물에 도착했다. 여기서 감사한 마음으로 목을 축이고 내려오는데 계곡 건너편에 커다란 불빛이 보였다. 순간 귀밑털이 삐죽했다. 사실 지성 들이는 사람이 불을 켜놓고 간 건데 순간 복합적으로 복잡한 마음이 들었던 거 같다. 거의 다 내려오서 보니 7시 50분이 되었고, 여기저기 불이 많이 켜있는데 내가 아까 그 커다란 촛불을 보고는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산속에서는 뭐든 만나면 꼭 즐겁지만은 않은 거 같다. 게다가 밤에 산속에서 사람을 만난다면? 먼저 인사를 해서 내가 나쁜 사람이 아님을 알려야겠지? 아무튼 내마음을 내려 놓고 어깨에 힘빼고 낯이라 생각하고 내려오니 마음이 편했던거 같다. 어째튼 밝은 보름달도 보고, 저녁시간을 즐겁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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