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행정안전부에서 문자를 여러 번 보내오고 있다. 한파경보, 체감온도 중부내륙지방 영하 10도 이하라고 야외활동 자제, 외출 시 목도리, 모자, 장갑 등으로 보온 유의, 수도, 보일러 배관, 난방기구 정비하고, 노약자 외출 자제, 건강 유의, 화재예방 등 안전 안내 문자 내용들이다. 덧붙여 내일은 영하 12도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드디어 겨울 동장군이 노크를 시작했다. 올해 한 해도 눈 구경, 열심히 하고, 차가운 바람도 많이 맞으며 씩씩하게 살아야겠다.

우리 집은 도시 같으면서 시골 같은 그런 추운 곳이다. 제천시 고암동, 옛 지명은 고척이라 되어있다. 동네 안쪽으로 들어오면 끝은 산으로 막혀있어 다시 밖으로 나오려면 들어온 길로 다시 나와야만 된다. 처음 여기로 이사 왔을 때 시내에서 술 먹고 택시 타면 이곳을 아는 택시 기사는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안내판을 두 개 달았다. 동네 입구에서 한돌 빌라 300미터라고, 중국집에 배달시켜도 잘못 찾아오고, 어떤 집은 배달을 못해주겠다고 했다. 신문을 시켰더니 여기까지는 못 들어온다고 해서 길가에 길가 약국 에어컨 실외기 뒤에 두고 가라고 해서 보곤 했다. 사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6키로밖에 안된다. 먼 길은 아니지만 수요가 적어 이런 거라 생각한다. 조용한 시골 같은 생활을 하려면 감수해야만 하는 그런 부분이라 생각한다.

집에서 나와 10분만 가면 뒷산에 나무가 울창하다. 봄에는 새싹이 파릇파릇하게 올라오고, 나뭇잎의 새순들이 살며시 손짓한다. 여름에는 아침 일찍 산에 올라 싱그러운 아침햇살과 청초한 이슬을 느낄 수 있고, 가을이면 밤도 주워보곤 했다. 오늘 아침에는 날씨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다고 해서 산에 한 번 올라와 봤다. 역시 산은 겨울 산이야 아직 눈 내리는 그런 겨울은 아니지만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어 나무 사이로 바람도 많이 불어 얼굴도 싸하고 손도 시리다. 그래도 이렇게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산을 오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무한한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잠시 걸으니 땀이 찬다. 찬바람에 감기 조심하며 집으로 들어와서 집 앞쪽 용두산을 바라보며 차 한잔을 마시며 쉰다. 근데 집에서 보는 용두산의 풍경은 그리 좋지 않다. 고압 철탑 하고, 도로가 가로질러 가고 있어서, 그래도 좋다. 오늘도 내일도 뒷산, 앞산 바라보며 건강하게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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